최근 다양한 매체에서 수소경제를 언급하고 있다. 탈탄소, 에너지 전환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선 ‘수소경제’를 빼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수소경제란 화석연료인 석유가 고갈되어 새롭게 등장한 수소가 주요 연료가 되는 미래의 경제를 말한다. 탈탄소 사회로 가기 위해 새로운 변화를 준비해야 하는 지금. 수소경제 실현을 위해 수소연료전지차 분야에서 연구를 수행 중인 한국자동차연구원 광주본부 환경기술연구센터 정길성 센터장을 만나보았다.
<목차>
1. 수소연료전지차 충전 인프라 확대 필요
2. 수소 충전소 개발 추진
3. 편의성, 경제성, 안전성 확보
1.수소연료전지차 충전 인프라 확대 필요
최근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자동차 기업들은 친환경자동차 개발에 주력을 쏟고 있다. 그중에서도 일명 ‘수소차’로 불리는 ‘수소연료전지차’는 전기차에 비해 아직 대중에게 익숙하지 않은 느낌이다. 하지만 국내 수소연료전지차 보급 수준은 2021년 4월 28일 기준 1만 2,439대(한국자동차산업협회), 전 세계 3만 7,400대의 33%로 1위를 차지했다. 미국(1만 68대), 중국(7,227대), 일본(5,185대), 독일(738대)과 비교해도 그 격차가 큼을 알 수 있다.
“국내 수소연료전지차의 기술 및 보급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제 주변 지인들의 수소연료전지차 시승 후 만족감이 매우 높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전기차와 비교하여 수소연료전지차의 보급이 늦어지는 이유는 단일모델에 의한 소비자의 제한된 선택권도 있지만 충전 인프라 부족에 의한 충전 불편이 가장 큰 원인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선 수소연료전지차를 충전할 수 있는 인프라가 확대되어야 일반 국민이 친환경 수소연료전지차의 장점을 충분히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충전소 보급을 2020년 310기, 2040년 1,200기 이상으로 늘릴 방침이다.
2.수소 충전소 개발 추진
국내의 수소 충전소 인프라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지만, 대부분의 충전소에서 여러 대의 차가 동시에 충전되지 않는 것도 문제다. 이는 수소연료전지차 충전 수요가 많더라도 하루에 충전할 수 있는 대수가 한정돼 경제성 확보를 어렵게 만든다. 이에 정길성 센터장은 현재 ‘광역수소충전소 핵심기술’을 통해 수소연료전지차 다차종(승용, 버스, 상용) 충전, 동시충전, 고속충전을 목표로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수소 충전소 구축의 가장 큰 걸림돌은 구축할 수 있는 부지 및 운영 경제성 확보입니다. 수소연료전지차는 대도심 위주로 보급되고 있는데 도심 내에 수소 충전소 구축 부지 확보가 매우 어렵습니다. 게다가 확보된 부지도 민원에 의해 구축이 지연되거나 취소되는 사례도 나오고 있습니다. 따라서 다소 외곽에 위치하더라도 5대 이상의 차량에 대해 동시 혹은 다양한 차종이 혼용 충전할 수 있는 수소 충전소를 구축, 운영함으로써 부지 및 경제성 확보 문제를 극복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광역수소충전소 핵심기술은 단순히 설비 용량을 증설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충전 시나리오에 따른 설비 용량을 최적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뿐만 아니라 충전소 운영 효율화를 위해 운영 전략도 수립하고 있다. 또한 상용차 충전을 현재보다 2배 정도 빠르게 충전할 수 있는 충전 프로토콜과 밸브, 리셉터클, FCV, 디스펜서, 브레이크어웨이, 충전 호스 및 노즐 등과 같은 부품들을 개발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수소연료전지차 보급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수소 충전소의 국산화율 향상과 운영 경제성 확보를 통한 보급 확대가 매우 중요하다. 정길성 센터장이 ‘수소차·전기차 융합스테이션 국산화 기술개발’과제를 시작한 2016년에는 국내 충전소가 구축되어가는 단계였으며, 충전 시스템의 국산화율도 50% 수준으로 매우 낮았다.
“융합스테이션 국산화 기술개발 과제는 충전소의 핵심 시스템을 국산화하고, 국내의 다양한 환경에 적합한 충전소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 목적이며, 실증을 통해 국산화 개발 시스템의 충전소 적용 적합성 및 안정성을 검증하고, 시스템 구성 및 운영 모델에 따른 경제성을 분석할 수 있습니다.”
수소차·전기차 융합스테이션은 수소를 직접 생산할 수 있으며, 생산한 수소를 수소연료전지차에 충전하는 시스템과 수소를 이용하여 전기를 생산한 후 전기차에 충전하는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어 수소연료전지차와 전기차를 모두 충전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수소 생산 시스템인 도시가스를 이용한 개질기(Methane Steam Reformer), 태양광을 이용한 수전해(Water Electrolysis) 시스템의 국산화 및 제어 최적화를 구현하고 있다. 또한 수소 충전을 위한 충전기(Dispenser)와 고압 수소 저장 용기를 함께 국산화했다. 개발된 시스템은 필드 실증을 위해 현재 실증 사이트에 설치하고 있으며, 각 시스템별 성능과 운전 안전성이 확보되면 통합하여 융합스테이션의 운영 최적화를 위한 제어로직 개발과 경제성을 분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수소 충전소는 대부분 외부에서 튜브트레일러로 수소를 공급받고 있습니다. 충전소 중 충전량이 많은 곳은 외부 공급이 매일 이루어져야 할 정도입니다. 그러나 융합스테이션은 수소를 자체 생산하여 저장하였다가, 필요에 따라 수소연료전지차 혹은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즉 충전수요에 따른 규모와 운전 전략 최적화를 통해 경제성 확보가 가능하여 충전소 민간보급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3.편의성, 경제성, 안전성 확보
수소연료전지차는 일반 국민이 가장 가까이에서 수소에너지의 효용성을 실감할 수 있는 부분 중 하나가 아닐까. 수소연료전지차 보급 활성화는 수소 사회로 가는 매우 중요한 길목이 될 것이다. 따라서 수소연료전지차 충전문제를 해결하면 보급이 급속하게 확대되어 수소 사회로의 진입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소 사회가 가시화된다면 수소산업이 활발해질 것이고, 이는 새로운 에너지 산업의 활성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정길성 센터장은 수소 충전소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는데, 기술개발 단계에서의 성능 확보뿐만 아니라 안전 확보를 위한 다양한 방안도 연구하고 있다. 안전이 확보되어야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고, 신뢰를 받아야 수소 사회로 진입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이를 위해 수소 충전소의 고장 및 안전 위험을 사전에 진단할 수 있는 기술개발도 진행 중이라고 한다.
“수소연료전지차 보급의 활성화를 위해 저는 편의성, 경제성, 안전성 확보라는 키워드를 갖고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진행하고 있는 기술개발을 성공적으로 완성하여 수소가 더 이상 위험하고, 불편하고, 비싼 연료가 아니라 국민이 향유할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로 인식하는 데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또한 현재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다양한 기술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힘입어 수소산업 활성화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시는 많은 기업들이 기술경쟁력을 확보하여 글로벌 시장에서 우뚝 설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국민들이 묻습니다 수소경제에 대해 알아두어야 할 이야기
수소차를 한 번 충전했을 때 얼마나 오래 사용할 수 있나요? 기존 화석연료 차량 대비 얼마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우선 국내 수소연료전지차인 넥쏘의 경우 한 번의 충전으로 600km 정도 운행이 가능합니다. 전국에 수소 충전소(2021년 5월 기준)는 61개소가 운영 중이며 20개소가 구축 중이어서 충전문제로 인해 운행이 불가능한 경우는 많이 해소되었습니다. 수소연료전지차 운행에 따른 운전자의 비용 지출 문제는 연료비 관점에서 현재 경유를 사용하는 SUV 차량과 매우 유사하며 브레이크, 오일 교환 등 유지보수비용은 많이 줄어듭니다. 구체적으로 수소연료전지차로 100km 주행 시 8,300~9,300원 정도의 연료비가 소요됩니다. 이는 현재 수소 충전소에 공급되는 수소 가격이 7,000~8,000원/kg 수준이고, 판매 가격이 8,000~9,000원/kg으로 경유차와 경쟁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정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정부는 수소경제활성화 로드맵에 따라 수소 공급 가격(현 7,000~8,000원/kg)을 2030년 4,000원/kg, 2040년 3,000원/kg까지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수소 공급 가격이 낮아진다면 수소 충전 비용 하락에 힘입어 수소 충전소 운영의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어 수소연료전지차와 수소충전소 보급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수소경제가 활성화된다면 경제 발전에는 어떤 효과가 있을지 궁금합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맥킨지(McKinsey, 2017년 11월)에 따르면 2050년에는 수소에너지가 글로벌 에너지 수요의 약 18%를 차지해 연간 2조 5천억 달러의 시장가치를 유발하고 3,00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수소경제는 수소 생산부터 활용까지 전 분야에 걸친 산업을 육성하고, 탈탄소화를 통해 친환경 에너지로 에너지 자립을 꾀하는 것으로 우리나라는 이미 수소 활용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는 스위스에 수출하는 수소 전기 트럭을 국내 사양으로 개발해 내년 국내에 출시할 계획이며, CJ대한통운, 현대글로비스, 쿠팡 등이 수소 전기 화물차를 구매해 물류 노선에 시범 투입할 예정입니다. 이처럼 수소경제가 활성화된다면 국가적 에너지 안보 확보는 물론 기존 에너지원을 친환경 에너지로 대체해 산업구조를 재정립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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