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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기술

국내·외 휴머노이드 R&D 동향과 미래 전망

by 할로파파 2025.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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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휴머노이드 R&D 동향과 미래 전망


<목차>

 

1. 연구 개요

2. 핵심 요소기술

3. 국내외 R&D 동향

4. 미래 전망

5. R&D 대응 전략

6. 결론


1. 연구 개요

세계 경제와 산업의 동조현상과 강대국 간 패권 경쟁이 심화되면서 산업기술은 융합화·복잡다기화하고 있으며,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은 국면이다. 특히 인공지능(AI), 로봇, 반도체 등이 융합된 ‘와해적 기술(disruptive technology)’이 등장하면서 산업 구조와 생산양식 전반에 걸쳐 패러다임의 대전환이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이슈와 트렌드가 다변화된 환경에서 글로벌 기술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변화를 기민하게 관찰하고 그에 따른 전략적 대응 방안을 선제적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

 

“2040년 지구상에는 100억 대의 휴머노이드가 활동할 것이다.”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가 미래투자이니셔티브연구소(Future Investment Initiative Institute) 포럼에서 발언하면서 화제가 되었다. 다소 비현실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사람의 말을 인식하고 사과를 집어서 전달할 수 있는 OpenAI의 ‘Figure 01’, 인간과 함께 물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테슬라의 ‘Optimus’, 마라톤 대회에서 인간 참가자와 함께 뛰는 Unitree의 ‘G1’의 모습을 보면 불가능은 아니다. 실제로 휴머노이드를 약 3천만 원에 구입하거나 월 45만 원에 임대(단기고용)하는 등 시장가가 구체화되는 상황을 고려하면 머지않아 현실화될 전망이다.

 

이러한 휴머노이드 기술은 AI 융합, 센서 기술의 발전 등에 힘입어 다양한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발전을 이루었으며, 현재 진행형이다. 휴머노이드 기술의 발전은 가사(家事), 의료, 농업, 보안, 건설, 군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상생활에 자연스레 녹아들어 인간의 미래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그림 1. 휴머노이드 기술의 개요

이번 연구에서는 AI, 빅데이터, 양자 등 다양한 메가트렌드 중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기술인 ‘휴머노이드’에 초점을 맞추어 휴머노이드 기술의 국내외 R&D 동향, 휴머노이드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기술과 함께 미래 전망에 기반한 R&D 대응 전략을 제안하고자 한다.

 


2. 핵심 요소기술

 

휴머노이드 기술을 명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먼저 휴머노이드를 구성하는 세부 핵심 요소기술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산학연 기술 전문가 그룹의 자문을 통해 4개 분야 10가지 핵심 요소기술을 도출하였다.

 

표 1. 휴머노이드의 세부 핵심 요소기술

 

위 10가지 핵심 요소기술 이외에도 인간과 유사한 외형, 보행, 조작 능력을 지원하는 기술, 환경 인식, 상황 판단, 인간의 의도 파악 등을 포함하는 인식·이해 기술, 새로운 작업을 학습하는 능력과 환경 적응 및 문제 해결 능력으로 대표되는 학습·적응 기술 등도 요소기술이라 하겠다.


3. 국내외 R&D 동향

 

국내의 경우 「제4차 지능형 로봇 기본계획(2024~2028)」 정책을 수립한 바 있으며, 2030년까지 민관 합동으로 3조 원 이상 투자하여 국내 로봇산업을 육성할 차별화된 전략을 제시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휴머노이드 완제품을 상용화한 사례가 없어(레인보우로보틱스 제외) 미국·중국 기업 대비 기술력이 다소 벌어지는 형국이다. 특히 자금력이 필요한 휴머노이드 R&D의 특성상 스타트업이나 영세 중소벤처기업의 적극적인 R&D 참여가 어려운 실정이며, 일본과 비슷하게 대기업 위주로 연구 개발 및 상용화가 이뤄지는 구조로 산업 생태계가 구성되어 있다.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에서는 최근 5년간(2019~2023) 휴머노이드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R&D에 38건의 과제와 1,329억 원의 정부출연금을 지원하였다. 과제당 평균 정부출연금은 약 35.0억 원으로, 기타 일반로봇 관련한 기술 R&D의 평균 지원금(32.4억 원)보다 약 8.0% 높게 나타났다. 수행기관 유형별로는 기업(45.8%), 연구소(40.5%) 등의 순으로 나타났으나, 일반로봇 분야에서의 수행기관 유형별 비중은 기업(62.3%), 정부출연연구소(19.1%) 등인 것으로 보아 휴머노이드 분야는 기업보다 연구소 중심의 R&D가 이루어지고 있다. 기술 개발 단계별로는 도입기와 성장기 R&D 지원 비중이 95.8%에 해당하는 만큼 초기 단계 지원에 집중되어 있다.

 

표 2. 최근 5년간(2019~2023) KEIT의 로봇 분야 R&D 투자 현황

 

미국은 우주 로보틱스, 군사 자율주행 시스템, 유비쿼터스 협동로봇 분야를 중심으로 R&D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2022년에는 미국의 로봇 클러스터인 보스턴(Massrobotics), 피츠버그(Pittsburgh Robotics Network), 실리콘밸리(Silicon ValleyRobotics)가 연합해 미국 로보틱스 클러스터 연합(USARC)을 결성하고 클러스터 간 협업, 로봇·AI 투자, 스타트업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DARPA(방위고등연구계획국), NSF(미국위생협회)를 중심으로 휴머노이드 연관 기술인 AI, 로봇 제어, 센서 기술에 대한 R&D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관련 기업들과 협력하여 기술 상용화를 촉진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경우 「Horizon 2020」의 후속 사업인 「Horizon Europe Cluster 6」을 통해 제조·건설 부문의 디지털전환, 노동 인력 지원을 위한 자율시스템과 솔루션 개발, AI 데이터 공유, 첨단 로보틱스, 모듈성 관련 연구에 기반한 인간-로봇 협업 분야 R&D에 중점 투자하고 있다. 특히 EU의 「AI Act」 등 관련 법규를 통해 휴머노이드의 안전성과 윤리적 문제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개별국의 측면에서는 이탈리아의 IIT(Istituto Italiano di Tecnologia), 독일의 DLR(Deutsches Zentrum für Luft- und Raumfahrt) 등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연관 기술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일본의 경우 「일본재흥전략(JAPAN is BACK)」과 「통합혁신전략(統合イノベーション戦略)」을 통해 국가적 차원의 로보틱스 R&D 프로그램에 정부 R&D를 투자하고 있으며, 「문샷 R&D 프로그램」으로 2025년까지 로봇 분야에 4.4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경제산업성은 중소벤처의 로봇 R&D 지원 및 도입 확대, 로봇 인프라 확충 등을 위해 연간(2022년) 9억 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개별 기업의 측면에서는 Honda의 ‘ASIMO’, Toyota의 ‘T-HR3’ 모델이 개발된 바 있으며, 최근에는 Softbank가 ‘Pepper’를 개발하여 인간과의 커뮤니케이션에 특화된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도 속도를 올리고 있다.

 

중국의 경우 중앙정부의 「중국제조 2025(Made in China 2025)」, 지방정부의 휴머노이드 산업 클러스터 조성 지원 사업 등 휴머노이드 산업·기술의 육성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로봇+ 응용행동 실시방안」을 통해 농업·물류·에너지·의료·보건 분야로의 기술 연계 전략과 기술 보급 방안을 제시하는 등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휴머노이드 R&D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휴머노이드 기술 전반에 대한 동향에 이어 산학연 기술 전문가를 대상으로 10가지 핵심 요소기술에 대한 주요 국가별 R&D 동향을 파악하였다.

 

운동 제어: 동역학, 센서 융합, 모션 계획

 

NVIDIA, 아마존을 필두로 한 미국의 추격세가 거세다. NVIDIA는 로봇 제조기업, AI 모델 개발자에게 차세대 휴머노이드 개발용 모델과 컴퓨팅 플랫폼을 제공하여 동역학 기술 등 관련 데이터를 축적해가고 있다. 아마존 또한 동역학 기술을 적용한 휴머노이드인 ‘디지트(Digit)’를 물류 현장에 투입하여 인간 대신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수준까지 개발하고 있다.

 

JR 서일본(WJRC)은 철도 설비의 유지보수 작업에 센서 융합 기술을 주력으로 접목시킨 휴머노이드를 투입해 운영하고 있다. 현재 모션 계획 기술의 경우 유럽이 주요국 중 기술 수준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앞서 언급한 독일의 DLR은 재난 대응 로봇, 작업용 로봇 등 실용적인 휴머노이드에 모션 계획 기술을 접목하여 작업 수행 능력을 향상시키는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 테슬라는 액추에이터 및 관련된 설계 방법론에 대한 특허를 출원하여 모션 계획 기술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센싱: 컴퓨터 비전, SLAM

 

미국의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교는 여러 대의 카메라로 촬영한 2차원 이미지를 바탕으로 3차원 공간을 효과적으로 매핑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였다. 또 중국의 상하이 로봇산업기술연구원(SIPR)은 휴머노이드 데이터세트(data set) 구축 프로젝트에 본격 착수하면서 컴퓨터 비전 기술에 있어 우위를 점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반면 SLAM(Simultaneous Localization and Mapping) 기술의 경우 EU에서 활발하게 연구 개발되고 있다. 주로 딥러닝 기술과 접목하여 센서 데이터를 직접 3차원 지도로 변환하는 End-to-End SLAM 모델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LiDAR, 카메라 등 단일 센서의 한계를 극복하고 더욱 정확하고 신뢰성 있는 SLAM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센서를 융합하는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인간-로봇 상호작용: 사용자 인터페이스, 자연어 처리

 

인간-로봇 상호작용 분야 기술이 가장 활발하게 연구 개발되고 있는 국가는 미국이다. 특히 사용자 인터페이스 기술에서는 다양한 감각 채널 기반의 인터페이스를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주변 환경이나 사용자의 상황을 인지하고 이에 적절한 상호작용이나 반응을 제공하는 인간-로봇 상호작용 모델 개발이 중점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자연어 처리 기술(NLP)의 경우 딥러닝 기반 음성인식 모델을 통해 배경 소음이 많은 환경에서도 정확하게 음성을 인식하고 다양한 억양과 방언을 구분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아울러 폐쇄형 질문뿐만 아니라 개방형 질문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인간과 대화를 이어갈 수 있는 기술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자연어 처리 분야에서는 미국의 구글이 선도하고 있으며, 이를 휴머노이드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가 한창이다. 뿐만 아니라 MIT, 스탠포드, CMU 등 대학 연구소에서도 휴머노이드의 자연어 처리 기술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구동 및 제어 시스템: 모터 및 액추에이터, 전력 시스템, 제어 시스템

 

일본의 경우 ‘고성능-소형화-경량화’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작은 공간에서 더 큰 힘을 내는 고출력 밀도의 모터 개발, 로봇의 관절 부위에 설치되는 초소형 액추에이터, 액추에이터의 무게를 줄이는 경량화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액추에이터의 유형도 전동 모터, 유압·공압 액추에이터, 인공 근육 등으로 다변화하고 있으며,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하여 액추에이터가 스스로 학습하고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개발도 진행 중에 있다. 특히 Honda, Sony 등 기업과 도쿄대, 오사카대 등 대학 연구소를 중심으로 R&D가 이루어지고 있다. 한편 미국에서도 관련 분야 특허를 출원(로봇 무릎 관절 조립을 위한 시스템 및 방법)한 TESLA를 필두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전력 시스템 기술은 미국에서 연구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리튬이온 배터리, 차세대 배터리, 연료전지 등 고에너지밀도 배터리의 기술 개발과 함께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고 배터리 수명을 연장하는 알고리즘 기술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기 유도 방식(전력을 무선으로 전송하는 방식), 공진 방식(공진 주파수를 이용하여 공간에 에너지를 전달하는 방식), 레이저 충전 방식(레이저로 로봇에 전력을 원거리 공급하는 방식) 등도 개발되고 있다.

 

제어 시스템 기술의 연구 개발이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국가는 일본이다. 특히 강화학습, 딥러닝을 기반으로 로봇의 동작을 미리 계획하고 실행하는 모델 예측 제어(MPC) 기술의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4. 미래 전망

 

범용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은 인간과 매우 유사한 움직임과 파지 등으로 인간보다 더 정교하게 청소, 설거지 등 집안일 수행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해당 기술이 집안일을 대신해줌으로써 인간은 시간을 아낄 수 있고 여가 시간을 확보하여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인간과 유사한 외모와 감각 기능은 제조 현장의 작업자와 로봇 간 협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 작업자는 로봇을 동료로 인식하고, 로봇은 작업자의 의도를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여 협력하게 될 것이다. 나아가 인간의 창의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로봇이 보완하고, 인간은 로봇의 정밀 작업 능력을 활용하여 더욱 효율적이고 정밀한 제조 프로세스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군사 분야에서도 막강한 파급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명 ‘로봇 병사’는 군인을 대신해 위험한 임무를 수행하고 정밀한 사격을 하며, 지구력과 체력이 인간보다 훨씬 뛰어나기 때문에 군인보다 장시간 전투를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이로 인해 군인 사상자가 크게 줄어들면서 전쟁의 비인도성을 줄이고 윤리적 문제를 완화하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그림 3. 긍정적인 측면의 미래 모습

 

반면에 인간-로봇 협력을 목적으로 도입되었으나 휴머노이드가 작업 수행 역량이나 투입 비용(인건비 등 유지비) 면에서 인간을 압도하면서 합리적인 사용자는 인간 근로자를 휴머노이드로 대체하게 될 것이다. 이로 인한 대량 실업이 발생한다면 막대한 사회·경제적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제조 현장에 값비싼 휴머노이드를 도입하는 데 성공한 대기업과 자본 부족으로 휴머노이드를 도입하지 못한 채 인간의 노동력에 의존하는 중소벤처 간 경제적 불평등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 이러한 불평등은 개인에게도 적용되어 사회 전반적인 불평등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인간을 대신하여 제조 현장 등에 투입된 휴머노이드의 활용성은 매우 높을 전망이다. 인간에 비해 적은 임금을 투입해도 더 많은 업무를 장시간 부여할 수 있으므로 사용자 입장에서는 성과 극대화를 위해 휴머노이드를 혹사시킬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과도한 노동을 부여받은 휴머노이드는 오작동하거나 스스로 생을 마감함으로써 인간에게 묵언의 항의를 보낼 수 있다. 이로 인해 휴머노이드에 대한 근로기준법 등이 논의될 가능성도 있다.

 

그림 4. 부정적인 측면의 미래 모습

 


 

5. R&D 대응 전략

 

앞서 국내외 R&D 현황을 파악하고 미래를 전망해 보았다. 그럼 현재(현황)와 미래(전망)를 연결하기 위해 우리나라는 어떠한 R&D 노력을 해나가야 할까?

 

긍정적인 사회상을 실현하고 글로벌 휴머노이드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R&D의 방향성을 설정하고 미래 대응 전략을 체계적으로 수립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앞서 표 1을 통해 도출된 10가지 핵심 요소기술을 어떻게 개발할지(기초 R&D/응용 R&D)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러한 고민에 대한 결론, 즉 미래 R&D 대응 전략을 도출하기 위해 미래학자, 경제학자, 인문·사회학자, 산학연 기술 및 정책·제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전문가 그룹의 의견을 종합하였으며, 그 결과는 아래 표 3과 같다.

 

표 3. 핵심 요소기술별 미래 R&D 대응 전략(안)

 

휴머노이드 분야의 경우 기술 역량 면에서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을 나타내는 국가가 아직은 없으며, 한국이 발 빠르게 R&D 및 제품화를 통해 시장 경쟁력을 선도적으로 확보해 나갈 필요가 있다. 동역학, 전력 및 제어 시스템 등 기술성숙도(TRL) 기준 3~5단계부터 R&D가 필요한 운동 제어 분야 요소기술은 대학과 연구소 중심으로 연구를 수행하고, 이들이 개발한 기술을 기업에 이전해 TRL 기준 6단계 이후의 R&D를 맡길 필요가 있다.

 

한편 10가지 핵심 요소기술 다수는 국내 자체적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의견이 다수였다. 해당 요소기술은 정부 R&D를 통해 개발해야 하는 기술도 있지만, SLAM, 사용자 인터페이스, 모터 및 액추에이터 기술은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R&D를 수행할 수 있도록 위임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아울러 정부의 R&D 지원이 필요한 센서 융합, 모션 계획, 컴퓨터 비전 기술은 TRL 기준 6~8단계부터 중점 지원할 필요가 있다. 반면에 동역학, 자연어 처리, 전력 및 제어 시스템 기술은 TRL 기준 3~5단계부터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6. 결론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글로벌 불확실성 증대, 국제 정세 다변화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휴머노이드 기술은 AI 융합, 센서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다양한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루면서 미래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2023년 골드만삭스에서는 2035년의 휴머노이드 시장 규모를 60억 달러로 예상했으나 최근(2024년) 다시 발표한 2035년의 시장 규모는 380억 달러로, 이는 무려 6배 이상 뛰어넘은 수치다.

 

그만큼 휴머노이드 산업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바, 글로벌 기술 패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핵심 요소기술에 지속적인 R&D 투자가 필수적이다. 현재 주요국들은 휴머노이드 기술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만큼 한국도 자체 개발로 경쟁 우위를 확보하거나 다른 국가와 R&D 협력 방안을 마련하고 최적의 R&D 투자 배분을 통해 투자 효율화 및 성과 극대화를 추구해야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정부, 민간, 대학과 연구소의 역할 분담, 산학연 협력체계, 단계별 R&D 지원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정부는 적시성 있는 R&D 투자와 지원 정책을 발 빠르게 도입하여 민간의 R&D 활동을 지원하고 산학연 협력체계를 총괄 운영할 필요가 있다. 민간 기업은 대학 및 연구소와 협력하여 그들이 개발한 기초 R&D 성과를 사업화하는 응용·개발 R&D에 주력하는 한편, 도전·혁신적인 R&D는 정부 R&D 지원 사업을 통해 애로를 극복해 나갈 필요가 있다. 이에 더해 기술 교류와 공동연구를 활성화하고 연구 개발 성과를 공유·확산하는 등 산학연 협력을 강화하고 거시적인 협력체계는 정부에서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다.

 

한편 휴머노이드 기술이 본격적으로 인간의 삶 속에 녹아들었을 때 항상 긍정적인 미래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실제 엘론대의 공익 연구 이니셔티브인 Imagining the Digital Future Center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휴머노이드에 도입될 AI에 대해 사생활 및 인권 침해, 실직, 부의 불평등 확대와 같은 부정적인 영향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이 다수였다.

 

그림 5. AI가 인간 개인 및 사회에 미치는 긍정·부정적 영향에 관한 연구 결과

이처럼 대량 실업, 사회·경제적 불평등 심화 등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 사전에 정부 주도의 사회·경제적 영향 연구를 수행해야 한다. 또 필요한 법규를 제·개정하여 휴머노이드로 인한 윤리적 문제를 완화하거나 안전성 확보 방안을 마련하고, 대량 실직 예방을 위한 인력 재교육 프로그램 등 HR 분야의 정책·제도 개선 노력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휴머노이드 기술이 미래 사회를 변화시킬 핵심 기술 중 하나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기술 분야는 연구 역량과 투자를 결집하여 자체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자체 개발이 어려운 기술 분야는 경쟁 우위를 보유한 국가와 긴밀히 공조·협력하여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R&D 전략을 체계적으로 수립·추진한다면 미래 시장을 선도하고 긍정적인 사회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저자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 산업전략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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